8장 기억의 재구축
본 장에서는 2012년에 발견한 자신의 과거의 콜라주에 자극받아 제작하기 시작한 것으로, 캔버스를 사용한 콜라주 작품을 소개한다. 캔버스 안은 전쟁의 기억을 연상시키는 전투기와 미국 만화책 캐릭터에서 헐리우드 영화와 일본 여배우들, 파블로 피카소같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격렬하게 서로 꿈틀거리듯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타나아미가 전후에 흡수한 문화사 자체를 반영한 듯한 이미지가 다수 등장하는데, 이들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타마아미가 탄생시킨 불가사의한 생물들과 공존한다. 이 콜라주들은 70년대에 완전히 수작업으로 제작된 것들과 달리, 컴퓨터 상에서 구성을 결정한 후, 캔버스 바탕에 디지털 프린트를 하고, 그 위에 확대시킨 잡지 스크랩을 붙여서 완성시켜 정보의 홍수처럼 밀도있는 화면을 구성했다.
‘기억의 재구축’이란 이름의 온실에는 타나아미가 한때 기록했던 꿈 일기와 스크랩북이 들어 있다(cat. 8-1). 타나아미는 미국의 심리학자 존 코트르의 저서 『기억은 거짓말을 한다』(1997년)를 읽고 인간은 무의식중에 기억을 변조하며 살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꿈과 기억이 미묘하게 겹치고, 조합되어, 편집 공정을 거쳐 새로운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내게 있어 꿈과 기억은 모든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강한 파동을 보내주는 귀중한 지침이다’라고 타나아미는 말했으며, 과거의 기억의 단편은 본인의 의식에서 분리된 후에도 온실 속에서 마치 홀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