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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타나아미 캐비넷

마지막 장에서는 타나아미가 60년 이상에 걸친 활동 속에서 아트 디렉션을 한 서적과 레코드, 상품 등의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을 소개한다. ‘모든 창작행위는 광의적인 의미에서 편집과 디자인이다’고 말한 타나아미는 타자와 협동하는 가운데 독자적 발상을 마음껏 살려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신의 아티스트상을 확립시켰다. 특히 근년에는 메리 퀀트, adidas, Ground Y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나 기업, 뮤지션에게서 많은 제안을 받고 세대를 뛰어넘는 콜라보레이션을 펼치고 있다. ‘모든 움직임 속에 자신의 작품이 녹아든다는 의미에서 일상적으로 내가 그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라서 재미있다’고 타나아미가 말하듯, 콜라보레이션이란 자기자신의 상상을 초월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극적인 체험이라 한다. 타나아미는 1960년대에 작품의 단 한 점의 원화주의에 답답함을 느끼고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복제기술과 디자인 방법론을 이용하게 되었다. 따라서, 상업미술의 형태를 취하며 자신의 작품을 널리 유통시키는 기법은 타나아미가 활동 당초부터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실천법이기도 하다. 타나아미에게 있어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의뢰받은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동을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는 창조행위이다. 여기에서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일어난 화학반응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계속 업데이트시키는 타나아미의 자세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