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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아르침볼도의 미궁

타나아미의 어린 시절의 불가사의한 기억중 하나는 방공호에 있는 자신의 머리 위로 대형 폭격기 B29가 폭음을 울리며 나타나 그 기세를 몰고 구불구불한 미로같은 골목으로 급강하하며 모습을 감추는 것이었다. 이 비현실적인 환영같은 기억은 타나아미의 미궁과 미로를 암시하는 사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아동문학의 주인공 앨리스가 도착한 이상한 나라, 프랑스의 우편배달부 조제프 페르디낭 슈발이 33년간에 걸쳐 혼자 만들어낸 이상궁, 16세기 이탈리아의 기상천외한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와 에도시대의 우키요에 화가 우타가와 쿠니요시가 그린 짜집기 초상화도 타나아미에게는 마치 트릭 아트같은 미궁이다. 미궁과 미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호기심과 공포심이 표리일체를 이룬 것이며, 거기로 헤집고 들어가는 것은 자기자신의 내부를 엿보는 것과 다름없다고 타나아미는 말한다.

본 장에서는 타나아미가 선호하는 아르침볼도의 작품을 인용해 만든 입체 작품과 함께 타나아미의 아틀리에의 일부를 재현한 오두막집 설치미술이 등장한다(cat. 7-1). 작품이 탄생하는 공간인 아틀리에에는 수많은 색 지정 원화가 둘러싸고 있어, 마치 타나아미의 뇌 속을 엿보는 듯한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 또, 여기에서는 타나아미의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드로잉, 이들을 조합시킨 색 지정 원화와 완성된 포스터를 소개한다. 타나아미의 미궁처럼 얽힌 사고회로를 쫓아가면,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