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2
회화 작품에도 고층 건물과 권투 링, 불사리가 하나가 된 듯한 건축물, 소나무를 그려넣어 결핵으로 입원중에 체험한 환각과의 연관성이 엿보인다. 복잡하게 얽힌 형태로 나타난 소나무는 타나아미가 당시에 관심을 가졌던 조선시대 민화에 등장하는 ‘문자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들은 암흑 속에서 떠오르는 네온관처럼 환하며, 타오르는 불꽃처럼 격렬하게 가지를 둘러치고, 생명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묘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봉래산은 중국에서 신선이 사는 영산으로 일컬어지며, 타나아미의 신선사상에 대한 심취를 엿볼 수 있는 모티프중 하나이다. 이들이 하나가 된 캔버스는 마치 사찰 제단처럼 주술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