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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인공적인 낙원

타나아미는 1980년에 중국을 여행했을 때 본 자연에 감동받아 고대 중국의 불로불사를 염원하는 신선사상과 아시아의 민중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81년에 타나아미는 계속 밤을 새는 바쁜 생활이 영향을 미쳐 결핵으로 네 달 가까이 입원했다. 생사를 헤매는 가운데, 밤마다 약의 강한 부작용으로 환각과 꿈에 시달리는 나날을 보냈다. 환각에는 입원중에 본 화집에 실려 있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포트 리가트의 성모》(1950년, 오카시미술관 소장)가 연일 등장했고, 병원 뜰에 있던 소나무가 흐늘흐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등 다양한 이미지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체험을 놓치지 않으려고 기록한 노트는 10권 정도에 달하며, 퇴원후에는 자신이 본 환각의 이미지를 창작으로 발전시켰다. 이전의 팝아트에서 영향을 받은 작풍을 변모시켜 80년대에는 학과 거북이, 호랑이같은 아시아의 길조 무늬와 마천루가 떠도는 기묘한 낙원적 세계를 회화, 판화, 입체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했다. 타나아미에게 있어 화면 중앙에 표현한 격렬하게 굽이치는 소나무는 생명력의 상징이며, 그 이후 현 작품에 이르기까지 자주 사용하는 모티프중 하나이다. 그 밖의 환각 이미지는 어린 시절에 갖고 놀던 나무 도막의 기억과 겹쳐 《승천하는 집》(cat. 4-54) 등 극채색의 저속한 입체 작품군으로 구현되었다. 타나아미는 죽음을 가까이 의식한 경험을 통해 창작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획득했으며, 병에서 회복된 후에는 디자인 일을 줄이고 한층 자기자신만의 표현을 추구하는 쪽으로 중심축을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