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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초 화구> 이후
설치미술과 확장: 일본 개최에서 세계로, 1991년 2월부터 1995년 8월

이 전시회를 계기로 저는 멈추지 않고 비약했습니다. 1991년 9월, 폭발 이벤트 《천지유유: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11》을 개최했고, 후쿠오카 중국 현대미술관 ‘비상구’에 출품했습니다. 1992년에 독일 군사기지에서는 폭파 이벤트《태동Ⅱ: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9》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에는 중국 간쑤성 자위관에서 고비 사막의 폭파 이벤트 《만리장성을 만 미터 연장하다: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10》을 개최했습니다. 한편,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관련해3개월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에 참여했습니다.

일기를 다시 읽어보면, 힘든 시대를 겪으며 전략, 전술, 기획, 제작, 심지어 아티스트 비자 취득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종합적 힘을 키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대규모 아트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돌아다니고, 열심히 제작에 몰두해 겨우 새로운 희망의 별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활약하면 할수록 수입이 줄고 생활이 불안정해지는 모순에 빠지고, 가족이나 친구와 거리가 멀어지는 문제에도 직면했습니다.


#23
《천지유유: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11》
1991년
화약, 먹, 종이, 캔버스, 냉장고
화약 드로잉:182×455cm
냉장고:108.8×52.2×53.3cm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소장

《천지유유》는 후쿠오카에서 개최된 중국 현대미술전 ‘비상구’때 선보였습니다. 이동중인 철도와 병행해 선로를 깔고, 거기를 따라 화약과 도화선을 묻었습니다. 선로의 종점, 높직한 언덕 위에는 연을 연결했습니다. 또, 언덕 동굴에는 미생물이 포함된 바닷물 얼음 덩어리를 하나 넣은 목제 관을 묻었습니다.

해질녘에 열차가 다가왔을 때 도화선이 점화되었습니다! 불길이 선로를 따라 내달렸고, 언덕 위로 올라가 연줄을 따라 하늘로 내뻗는 모습이 그야말로 천지유유였으며, 이를 바라보는 지상의 관람객들과 열차 승객들은 ‘다른 시간’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열차가 멀어질수록 연은 밤하늘로 사라지고, 언덕에 묻힌 생명은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저는 언젠가 인류가 지구를 떠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지구외 생명체나 지구외 생명체가 된 인간이 지구로 되돌아왔을 때, 이 언 바닷물을 녹여 생명을 영원히 지속시키고 문명을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24
《태동Ⅱ: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9(진동 기록, 뇌파도, 심전도)》
1992년
실크 스크린, 종이
약 56×76cm

#25
《태동Ⅱ: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9(화약 봉투)》
1992년
폭파 이벤트후 회수한 화약을 싸는 비닐 봉투, 화약 라벨, 사진 스티커
35×23cm

#26
《태동Ⅱ: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9(화약 봉투)》
1992년
폭파 이벤트후 회수한 화약을 싸는 비닐 봉투, 화약 라벨, 마커
35×23cm

#27
《지구에도 블랙홀이 있다: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16》을 위한 드로잉
1994년
화약, 먹, 종이
55×63.5cm

이것은 제 일본에서의 마지막 프로젝트이며, 히로시마시 현대미술관 커미션때 제작했습니다. 원폭돔 근처의 육군사령부 철거지에 있는 히로시마 중앙공원에서 저는 헬륨 풍선을 다양한 높이로 설치해 나선을 만들었습니다. 풍선이 도화선과 화약을 끌어당겨 행성의 나선 궤도를 따라갔습니다. 폭발은 가장 바깥쪽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해 동심원을 그리며 지면에 파인 작은 ‘블랙홀’로 사라졌고, 착화음이 온 거리에 울려퍼졌습니다.

빛과 열과 함께 폭발시킨 나선, 블랙홀의 은유인 인력과 핵무기의 폭축을 결합시켰습니다. 핵 전력으로 대표되는 인류의 기술진보는 인류가 지구상에 스스로 블랙홀을 만드는 쪽으로 이끌까요?

#28
《신화——태양을 쏘다: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21》을 위한 드로잉
1994년
화약, 먹, 종이
70×95cm
국립국제미술관 소장

1994년,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에서 저는 폭발 이벤트 《신화——태양을 쏘다》를 개최했습니다. 이는 후예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나머지 9개의 태양을 활로 쏴서 떨어뜨렸다는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입니다. 황야의 9그루의 나무를 뿌리째 쓰러뜨렸습니다. 하늘을 향한 뿌리 끝부분에 9개의 폭약 다발을 설치하고, 지상의 도화선은 거대한 화살 모양을 이루도록 배치했습니다. 점화하자, 불길이 화살처럼 쏘여 나무 꼭대기에 잇달아 점화되었고, 태양같은 화구가 타올랐습니다. 20초간의 폭발시 원초적 우주와 같은 혼돈을 체감했으며, 《태양을 쏘다》는 지구온난화의 불안과 공명했습니다.

#29
‘혼돈’전 포스터(탁본)
1994년
먹, 종이
약 115×76cm

1994년, 국제미술관 회의(CIMAM)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되었고, 주 회장이었던 세타가야 미술관에서 제 개인전 ‘혼돈’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는 미술관 지하에 터널을 파는 프로젝트 《도굴》도 실시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전시회 포스터의 탁본입니다.

같은 해에 미토 예술관 현대미술센터에서 《우주 도안:미토를 위한 풍수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교토시회의 의뢰로 교토시청 앞에서 《헤이안쿄 천도 1200년을 위한 프로젝트:장안의 축하》를 개최해 풍수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주제로 삼은 두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또, 이 해에 시세이도 갤러리에서는 ‘아세아 산책(亜細亜散歩)’ 전시회때 살아 있는 거북이를 전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