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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74 아리 셰퍼《단테와 베르길리우스 앞에 나타난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파올로 말라테스타의 망령》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1265-1321년)의 서사시 ‘신곡’은 프랑스에서는 19세기 전반의 낭만주의 시대에 유행했으며, 그 중에서도 ‘지옥편’에 등장하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비애는 인기를 끌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인도를 받아 지옥을 순례한 단테는 불륜의 사랑때문에 단죄받고 영원히 지옥을 떠도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망령을 만납니다. 프란체스카는 정략결혼으로 시집간 곳에서 시동생 파올로와 사랑에 빠지는데, 어느 날 질투한 남편이 둘을 단검으로 찔러 죽이고 맙니다. 낭만주의 화가 아리 셰퍼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관능적 나체를 과감하게 비스듬하게 배치해 극적인 분위기를 능숙하게 강조했습니다. 용납되지 않는 사랑으로 맺어진 연인들은 서글프게 눈을 감고 서로 꼬옥 안은 채 지옥의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그림 오른 쪽에는 베르길리우스와 단테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