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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73 외젠 들라크루아《아비도스의 신부》

19세기 프랑스의 낭만주의 거장 들라크루아는 동시대의 영국 시인 바이런의 저작에 심취했습니다. 이 작품은 바이런이 1813년에 발표한 ‘아비도스의 신부’를 제재로 삼은 것입니다. 무대는 오스만 제국이며, 고관의 딸 즐레이카와 오빠(실은 이복남매)이자 해적 두목인 세림의 사랑하는 사이를 죽음이 갈라놓는 비련의 이야기입니다. 그림에서는 두 사람이 동굴 앞에서 무언가 다투고 있습니다. 즐레이카는 아버지가 정략결혼을 시키려는 사실을 털어놓지만, 세림은 이를 반대하며 사랑하는 즐레이카를 지키려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딸을 되찾기 위해 보낸 군대가 바짝 근처까지 쫓아와 많은 수의 적과 대적할 수 없게 됩니다. 물가까지 내몰려 죽을 지경에 이르러도 맞서 싸우려는 세림을 즐레이카가 필사적으로 말리는 극적인 장면이 풍부한 색채표현과 거친 붓놀림으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듯 표현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