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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72 테오도르 샤세리오《헤로와 레안드로스》 혹은 《시인과 세이렌》

아프로디테를 섬기는 순결한 여사제 헤로와 연인 레안드로스는 헬레스폰토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강 건너 동네에 살았습니다. 그 곳에서 매일 밤 레안드로스는 헤로를 만나려고 바다를 헤엄쳐 건넜고, 헤로는 탑에 횃불을 켜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어느 폭풍우가 치는 날 밤, 불이 꺼져 레안드로스는 무참하게 익사했고, 이를 안 헤로도 절망해 탑에서 몸을 던져 죽고 맙니다. 이 고대 그리스의 비련의 이야기는 19세기 초두에 인기를 끌었고, 화가들도 선호해 제재로 선정했습니다. 샤세리오가 그린 이 작품에는 이야기의 장렬한 장면이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앞쪽에는 레안드로스가 사나운 파도를 헤쳐 나오려고 발버둥치고 있고, 그 시선의 끝에는 헤로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