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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8 안 루이 지로데 드 루시 트리오종《엔디미온의 잠》

1793년에 26살 지로데는 살롱에 출품한 《엔디미온의 잠》(루브르 박물관)으로 일약 각광을 받았습니다. 본 작품은 에스키스(준비 스케치)입니다. 양치기 미소년 엔디미온을 사랑한 달의 여신 셀레네는 전능의 신 제우스에게 부탁해 그를 영원히 잠들게 해 매일 밤 그의 곁을 찾습니다. 이 이야기를 회화로 다룰 경우에는 셀레네가 엔디미온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상황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에스키스에서 셀레네는 하늘에 떠 있는 승달로 간접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지로데의 독창성이 두드러집니다. 젊은 지로데는 스승이었던 신고전주의 거장 다비드와는 다른 작품 성향을 내세우려 했습니다. 엔디미온의 가느다랗고 우아한 나체는 다비드의 영웅적 남성상과는 대조적인 양성구유적 관능성을 띠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