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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7 프랑수아 제라르《아모르와 프시케》 혹은 《아모르의 첫 키스를 받는 프시케》

사랑의 신 아모르와 프시케의 사랑 이야기는 프랑스 미술에서 특히 18세기 말에 유행했습니다. 신고전주의 화가 제라르가 1798년 살롱에 출품해 주목을 끈 이 작품에는 젊고 아름다운 아모르가 프시케의 이마에 살짝 키스하는 로맨틱한 순간이 그려져 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아무 것도 안 보이는 듯한 프시케의 눈빛이나 사춘기를 연상시키는 미성숙한 신체표현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의식한 순진무구한 소녀의 놀라움이라 해석했습니다. 봄의 들꽃이 피는 싱그러운 자연에서도 순수한 사랑이 싹트는 느낌이 감돕니다. 연인들의 머리 위에 나비가 나는 것은 ‘프시케’가 그리스어로 ‘나비’와 ‘영혼’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모르와 프시케의 사랑은 플라톤주의 해석에 근거해 신의 사랑을 체험한 인간의 영혼이 시련 끝에 행복을 깨닫는 이야기로 풀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