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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6 기욤 보디니에《이탈리아의 혼인 계약》

19세기 프랑스의 화가 기욤 보디니에는 27살때 이탈리아를 방문해 그 나라 사람들의 풍속에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여기서 묘사된 것은 로마 근교 알바노의 유복한 농민 일가인데, 혼인 계약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구릉지대를 배경으로 공증인은 계약서 문안 작성에 몰두하고 있고, 그 앞에는 결혼할 젊은 남녀가 마주 보고 앉아 있습니다. 청년이 똑바로 약혼자를 쳐다보는 반면, 아름다운 옷차림으로 꾸민 아가씨는 수줍은듯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 어머니는 딸의 손을 살포시 쥐고 있는데, 뒤에 있는 아버지는 잔치 준비를 하는 하녀에게 홀딱 넘어간듯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어른거리며 흥겹고 흐뭇한 광경에서는 묘사된 사람들에 대한 화가의 애정도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