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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5 장 밥티스트 그뢰즈《아모르에게 끌려가는 ‘순수 ’》 혹은 《히멘의 승리》

18세기 프랑스 화가 그뢰즈는 시민계층 사람들을 제재로 삼은 풍속화 속에서 종종 ‘순수의 상실’이라는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본 작품은 신화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역사화 속에서 이 주제를 우의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림 중앙에 있는 꿈꾸는 듯한 표정의 흰 옷을 입은 여인은 ‘순수’의 의인상이며,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하는 날개달린 소년은 사랑의 신 아모르입니다. 아모르의 화살에 꽂히면 사랑에 빠지니까, 여기에서 아모르는 다 쓴 활과 화살을 버리고 횃불을 들고 있습니다. 즉, ‘순수’는 이미 사랑에 마음을 빼앗긴 것입니다. 앞으로 그녀는 사랑의 상징인 장미꽃을 따라 그림 왼쪽에 보이는 사랑의 모험을 나타내는 길로 향할 것입니다. ‘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여인이 ‘순수’를 붙들고 있지만, 그림에서 전체적으로 넘치는 흥겨운 분위기에서는 첫사랑의 설레임에 대한 화가의 호의적인 심정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