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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0 마리아노 로시《성 아가타의 순교》

전설에 의하면, 시칠리아 섬의 카타냐에서 태어난 아가타는 기독교를 믿었기 때문에 당시 시칠리아를 지배했던 로마인의 박해를 받아 젖가슴을 도려내는 등 여러 가지 고문을 받고 죽었다고 합니다. 시칠리아 출신 화가 마리아노 로시가 그린 이 작품에는 잔혹한 고문의 순간이 아니라, 그 준비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가타의 머리 위에는 천사가 날며 종려나무 가지를 내밀고 있습니다. 종려나무는 기독교 문맥상 죽음에 대한 신앙의 승리를 상징하는 식물로 여겨졌고, 미술 작품에서는 순교자를 나타내는 모티프였습니다.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위해서라면 고통이나 죽음도 감수하는 순교 성인의 이미지는 신자들에게 희생적 사랑의 모범을 보였을 것입니다.